참으로 오랜만에 선생님의 글을 받게 되네요.
일도 여전히, 커피도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지내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기도 이천으로 연구실을 옮겼고 그 곳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그 곳에서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눈을 뜨고
처음 보는 갖가지 곤충들로 인하여 매일 비명(?)을 지르는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청개구리 한 마리가 거실에 들어와 참으로 난감한 시간을 보냈구요.
제 느낌은 이 곳이 시골이라 누구도 찾아오지 않겠지 하며 지내는데,
선생님께서 오신다면 반갑게 기다리겠습니다.
텅 빈 냉장고를 채워야 하니 미리 연락은 주시겠죠?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처음 뵌 모습 그대로라는 느낌이 전해지네요.
저 역시 선생님처럼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주기가 싫어져 괜한 심술을 부리게 됩니다.
자랑하고픈 작품들이 많아지신 것 같아 구경하러 자주 들르겠습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손길이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학기가 끝나고 이것 저것 마음을 주어야 할 일들이 있어서
글쓰기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은근히 괴로워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선생님의 글로 즐거운 마음에 다시 원고를 들여다 보려 합니다.
따뜻한 글 감사드리며, 무더운 여름 건강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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