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유경입니다.
작년에 졸업하시고 책만들기 과정도 함께 하셨던 선생님들을 떠올리면서
'아 이 글을 쓰신 선생님은 누구실까?' 한분 한분 그때의 얼굴들을 떠올리며 답급을 보냅니다.
얼마전 한 학생으로 부터 저의 강의 내용이
현실에서 전혀 사용될 수 없다며, 현실과 이론은 너무 다른 것이라며,
제가 현장을 너무 모른다며,
그래서 저에게 배우는 것들이 별 도움이 안되어
공부를 그만 둘까 생각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정말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제가 정말 현장을 모르는것인지,
제가 하는 수업이 정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없는 것인지,
많은 고민과 반성적 평가를 제 자신에게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전 누구보다도 현장을 잘 알고 있기에,
그 현장이 결코 그대로 지나쳐서는 안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기에,
그래서 현장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가르칠 수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 주어야 할지
그 무거운 짐 앞에서 요즘들어 참 힘들어하고 있는 중입니다.
너무 힘들다보니 다음 학기 강의는 잠시 쉬고 제 자신에게 여유를 주어야 겠다는
다소 게으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제는 조금 지친것이 아니라 참 많이 지친 것 같습니다.
전과 다르게 힘들때마다 저도 모르게 자꾸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 감당할 수가 없어서
요 몇주 동안 10년전의 저를 떠올리려 애쓰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마주하는 원장님들, 교사들, 학생들을 보면서
자꾸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 기술, 태도를 충전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전되는 것만 같아 이젠 두려워지기까지 합니다.
앞으로 9주 남은 1학기 기간 동안만 쓰러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실정임을 솔직히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목표대로 남은 9주간 제가 지닌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힘의 원천으로 오늘 선생님의 글을 거름삼으려 합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해 주신 말씀처럼 조금만 눈을 뜨면
무엇을 해야할지,어떻게 해야할지 우리는 볼 수 있고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국을 담아주는 방법에서 조차 우리는 어떻게, 왜 그래야 하는지
보지 않기에 보려고 하지 않기에 현장은 점점 이론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겠지요.
제게 보내주신 선생님의 약속과 격려로 이 땅의 아이들 중 몇 명이라도
오늘 하루 행복한 시간을 보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참 행복한 사람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또 눈물이 나네요.
얼굴은 웃고 있고 마음도 웃고 있는데 말입니다.
선생님께서 지니신 그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얼굴을 언젠가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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